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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이기적 유전자 -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본질 탐구

by 섭이네별마당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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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당신은 왜 존재하는가? 생명체로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간 본성의 근원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위 질문들은 철학자 데카르트가 제기했던 문제들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생물학자였던 라마르크는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한다"라는 이론을 발표하며 기존의 믿음을 깨뜨렸습니다. 이후 19세기 중반 영국의 유전학자였던 그레고어 멘델은 완두콩 교배 실험을 통해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형질이 전달되는 법칙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20세기 초 미국의 생리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는 심리학 연구를 통해 개인의 사고방식 또한 DNA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한마디로 정리됩니다. 바로 인류는 모두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되었고 오직 생존과 번식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한 기계라고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 [이기적 유전자]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러한 통념을 깨고 이기적 유전자 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생물학자인 저자는 우리 몸속에 자리 잡고 있는 DNA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자기 복제자라고 주장합니다. 즉, 모든 생명체는 DNA 또는 유전자로부터 비롯되며 이것으로부터 생존 기계로서의 임무를 부여받고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한 개체로서 삶을 살아가는 개인 또한 각자의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이타주의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다른 개체나 종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의 이득을 위한 행위일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본능대로 살아갈 뿐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도 오롯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서 내용

이기적 유전자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출간된 책이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있습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일 텐데요. 저자는 동물행동학자인 동시에 분자생물학자이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을 활용하여 다양한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우선 1장에서는 개체 수준에서의 이기주의를 다룹니다. 쉽게 말해 자기 이익에만 충실한 행동을 쉽게 설명해 줍니다. 2장에서는 보다 확장된 가족 및 집단 단위의 이기주의를 논합니다. 3장에서는 사회집단 간의 갈등 상황을 다룹니다. 4장에서는 이타주의자와 이기주의자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종교나 이념 또는 문화 현상으로서의 이타주의를 이야기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각 장마다 주제별로 다른 사례를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1장에서는 비둘기 무리의 먹이 쟁탈전을 소개하는데 이때 비둘기는 철저히 본능에 따라 움직입니다. 만약 누군가 나서서 중재한다고 해도 말릴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힘센 놈이 더 많이 차지하려는 욕심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물론 이러한 특성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지나치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겠지요. 사회까지 확장되어 생각해보기 전에 기초적인 단계의 개체들의 이기주의가 어떻게 발전되어 밀집된 의견을 내게 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개인이 자신의 이기주의를 주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결국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예단해 보자는 것이 작가의 의견으로 보입니다. 이기적 유전자가 유명해질수록 마지막 장에서 다룬 종교적 의미의 이타주의 때문에 종교계에서는 신성모독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지요.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내가 믿는 유일한 신은 나 자신이다." 그러고는 이기주의야말로 이타주의의 근본이자 본질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의미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그것은 곧 자기애이고 따라서 타인을 사랑하는 행위 역시 일종의 자기애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자연선택설을 바탕으로 동물 행동학과 진화생물학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은 지속적인 신선함을 가져다줍니다. 작가는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하나의 진리를 얻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

리처드 도킨스는 1976년 출간된 저서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현대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개체로서의 인간은 단지 유전자 보존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데 이는 이론의 타당성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할 수 있다는 천부인권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 이론이 아무리 합리적이라 할지라도 윤리적 측면에서 이 이론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타주의나 도덕심 역시 자연선택의 산물이라는 주장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만약 이러한 논리가 보편화된다면 가족 제도 및 결혼관 붕괴뿐 아니라 동성애 허용에도 모든 것이 이기적 유전자라는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유전자가 시키는 일일 뿐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스스로 그런 결론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그 결과가 이기적인 성질로만 이루어진 결론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기적인 성질을 보유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기적 유전자의 특성을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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