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을 바라보며 사는 아버지 김만섭
사우디에서 트럭 운전을 하며 돈을 많이 벌었지만, 아내의 병간호로 모든 돈을 쓰고 남은 건 택시 하나뿐인 김만섭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딸만을 생각하며 오늘도 운전을 합니다. 도로에서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시위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저렇게 철이 없어서 어떻게 하냐고 투덜거립니다. 자신의 삶과는 저런 시위들이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딸의 얼굴을 보니 맞은 흔적이 있어 딸을 추궁합니다. 집주인 아들과 다툼이 있었던 것을 알고 따지러 가보지만 월세가 밀린 탓에 본전도 찾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사실 집주인은 자신의 절친인 동수였고, 근근이 세를 내며 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동수와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도중 외국인을 10만 원에 태우고 광주로 간다는 동료 택시 기사의 말을 듣게 됩니다. 만섭은 이런 호구를 놓칠 수 없다고 하며, 자신이 태우려고 광화문으로 갑니다. 사우디에서의 경험을 살리면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독일 기자 힌츠페터는 만섭을 만나고 미리 약속했던 택시 기사라고 생각해 탑승해 둘은 광주로 가게 됩니다.
심상치 않은 광주의 상황
광주로 가던 도중 동수의 택시는 검문을 받습니다. 삼엄한 검문에 겁을먹은 동수는 택시를 돌려 서울로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페터는 광주에 가지 않으면 돈을 주지 않겠다 말합니다. 동수는 광주 주변 동네를 수소문해 샛길을 파악하고 페터를 대리고 광주에 입성하게 됩니다.
막상 광주에 입성하니 거리는 폐허가 된지 오래고 사람들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자신들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트럭을 마주치는데, 안에는 대학생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페터는 상황을 인지하고 대학생들과 함께 가려고 합니다. 동수는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서울로 도망치려 하지만, 길에서 군인에게 가족이 폭행당한 아주머니의 사연을 듣고 병원까지만 모셔다 주기로 합니다. 병원에서 동수는 심각한 광주의 실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피 흘리는 학생들과 시민들 대다수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후 광주역의 시위대와도 합류하고, 공수부대가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을 쏘고 무자비한 폭행을 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결국 의로움을 택한 만섭
만섭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불의한 상황을 보고도 모른 척 다시 서울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피터는 그런 만섭에서 10만 원을 주고 붙잡지 않습니다. 만섭은 서울로 가며 광주 시민들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광주 밖에서는 광주에 빨갱이들이 폭동을 일으켜 그들을 진압 중이라는 소식들만 나돕니다. 결국 마음을 돌린 만섭은 다시 광주로 들어가게 됩니다. 결국 그동안 취재했던 것들을 챙겨 페터를 데리고 다시 광주를 벗어나오게 되고, 서울로 돌아와 김포공항까지 데려다 줍니다. 페터는 처음에는 만섭에게 많이 실망했지만, 결국 자신을 도와준 것에 고마워합니다. 이후 2003년에 페터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합니다.
누구나 기억해야 할 광주 민주화 운동
택시운전사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지금과 같이 정보의 공유가 자유롭지 않던 시기에는 언론이었던 TV 와 신문을 통제하면, 다른 지역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광주에서 시위가 일어나자 광주를 통제하고, 군인들을 배치하여 정보를 통제했던 것입니다. 잘못하면 총살당할 위험이 있는 곳에서 외신 기자가 몰래 잠입하여 취재를 하고, 우리나라 택시운전사가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나라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불의를 세계에 널리 알려 우리나라가 독재의 길에서 멀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그 마음에 지금이라도 늦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광주 시민들의 노력과 더불이 이런 것들이 하나둘씩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소중한 민주화를 이뤄낸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항상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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