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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변호인' - 또 다른 민주화의 트리거 '부림사건'

by 섭이네별마당 202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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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끈은 짧지만 정이 있는 변호사 송우석

 

 번번이 사법시험에서 낙방하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가득했던 송우석은 결국 사법시험에 합격합니다. 대전에서 변호사를 개업하고 활동하지만, 고졸 출신인 자신을 연결해 주는 선배 변호사들이 전무하여 결국 자신의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부산에서 개업한 뒤에서 상황은 비슷했는데,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방법이 기존 변호사들이 자존심에 차마 하지 않았던 등기나 세금 관련된 잡다한 업무들을 처리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법적으로 변호사는 법무사나 세무사의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고객들은 법무사나 세무사보단 변호사가 더 믿음직했기 때문에 의뢰가 점점 늘어났고, 궁핍했던 그의 삶도 180도 바뀌게 됩니다.

 고시생 시절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글귀를 새겨놓았는데, 글귀가 남아있는 집을 찾아가 웃돈을 주고 그 집을 사버립니다. 직원들도 늘려가고 사업이 번창해 가자 박동호 사무장은 이제 매일 먹던 국밥집 말고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송변은 다른 건 바꿔도 이것만은 바꿀수 없다고 합니다. 사실 이 국밥집은 송우석이 고시공부 시절 돈이 없어 무전취식 후 도망갔던 곳이었는데 그때의 은혜를 갚기 위해 계속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자주 방문하다 보니 사장님 아들인 박진우 군도 교분을 트게 되었는데, 가끔 송변이 안부를 물으며 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빨갱이가 된 부산대 독서모임

 

 박진우 군은 부산대에서 야학을 하며 독서모임을 진행했었습니다. 어느 날 모임을 하던 박진우 군을 포함한 여러 명의 학생들이 경찰들에게 붙잡혀 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부산으로 발령받은 차동영이 광주 민주화 운동을 보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 해야 한다며 사건을 꾸민 것이었습니다. 본보기를 보일 대상이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몇 달 동안 학생들을 어두운 밀실에 가둬놓고 물고문과 닭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사람을 매달고 구타하는 등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악랄한 고문들을 진행했습니다. 가혹한 고문들이 이어지자 학생들은 자신들이 국가전복을 꿈꾸며 빨갱이로 활동을 했다고 진술하고 맙니다. 

 

인연을 구하기 위해 시작된 민주주의의 기본을 세우는 재판

 

 이후 학생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가 되고 재판이 시작이 됩니다.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이 진행되면, 범죄 혐의가 벗겨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국밥집 사장님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송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송변은 분노를 토하며 변호를 준비합니다. 재판이 시작면서 송변의 신랄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며 재판의 분위기를 뒤집어 놓습니다.

 먼저 이 사건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아님을 상기시키 피의자들의 가혹한 신체 구속을 풀어줄 것을 요구합니다. 불온서적으로 지적받은 책들은 서울대에서도 권장도서로 장려되는 도서들인데 기소 내용이 맞는 것이라면, 서울대도 빨갱이 집단이 되는 것인지 묻습니다. 결국 외신에도 소문이 나게 되고 재판관들도 임의로 판결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접어듭니다. 최후의 변론으로 부산의 100여 명의 변호사들이 자신들도 변호를 하겠다고 나서게 되어 재판장에서 일일이 변호사의 이름이 호명되며 사건은 결국 무죄로 판결 나게 됩니다.

 

또 다른 민주화의 트리거 '부림사건'

 

 변호인은 노무현 변호사의 일화를 모티브 해서 부림사건을 풀어낸 영화입니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무서운 법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정부에 맞서 싸운 변호사의 일화는 보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반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면, 쉽게 그럴 수 있었을 것이라 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사람들의 마음에 독재자의 횡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을 때, 부림사건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헌법정신의 의미를 다시 세워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의 의미를 이 영화에서 정말 절실하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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