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가입을 위한 북한과 남한의 소리없는 전쟁터가 된 모가디슈
때는 1990년 UN 가입을 위해 대한민국과 북한 모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한 나라라도 더 지지를 받기 위해 소말리아의 모가디슈에도 대한민국과 북한의 외교관이 파견되어 있었는데, 대한민국은 한신성대사와 공수철 서기관이었고 북한은 림용수대사 였습니다. 각자 자기 나라가 소말리아의 지지를 받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둘 간에는 신경전이 치열했고 암암리에 정부 고위직과의 뒷거래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대한민국 강대진 참사관이 지원을 위해 모가디슈에 오게 되고, 대통령을 만나 UN 가입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택시로 이동 중에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해 대통령에게 줄 선물을 빼앗기게 되고, 약속시간에 늦어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알고보니 미리 정보를 받은 북한의 참사관이 현지인들에게 물자를 대가로 남한의 만남을 방해하도록 수를 쓴 것이었습니다.
강대진 참사관은 이에 북한이 반군과 무기 밀거래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퍼트려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소말리아 고위직들은 이미 썩을 대로 썩어 있었습니다. 루머를 전달하기 위해 만난 외교부 장관은 자신은 남한을 지원해 줄 테니 자녀 학비를 위해 5만 달러를 지원해 달라고 합니다. 또한 지나가다 만나게 된 림용수 대사와도 거짓 루머를 퍼뜨리지 말라며 다툼을 하게 됩니다.
구테타 발생과 무정부상태가 된 모가디슈
둘이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총성이 울리며 시위대와 정부군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반군이 모하메드 파라 장군의 지휘 아래 정부군과 전쟁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각국 외교관들도 무정부상태가 된 모가디슈에서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모가디슈에 반군이 입성하게 되고, 바레 대통령과 연합했던 사람들은 총살당하거나 현상금이 걸리게 됩니다.
모가디슈 탈출 작전
북한은 나름의 탈출책으로 친하게 지내던 수비대장 조카를 통해 모가디슈를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반군의 함정이었고, 북한 대사관의 물품들을 모조리 뺏기게 됩니다. 이제 총성이 퍼지는 도로를 지나서 모가디슈를 탈출해야 하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탈출 중에 남한 대사관 앞을 지나게 되고, 같은 민족임을 어필하여 남한 대사관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제 어색한 두 집단 간의 일시적인 동거가 시작되게 됩니다.
남한은 미국, 유럽의 나라들을 통해 모가디슈를 탈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결국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피신하기로 결정이 되는데, 북한 사람들은 민주주의 국가의 사람이 아니니 같이 탈출시켜주기 어렵다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그러자 한진성 대사관은 북한 사람들이 남한으로 전향했기 때문에 모두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의견이 조율되어 북한 사람들도 모두 비행기에 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아냅니다.
각자의 처지를 이해하고 서로를 베려하게 된 두사람
이탈리아 대사관을 가기 위해서는 반군이 지키고 있는 게이트를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자동차 표면을 두꺼운 책들로 둘러싸고 나가게 됩니다. 반군과 대치중에 백기를 창밖으로 내밀다가, 총을 꺼내는 것으로 오해하여 총격전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흩어지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탈리아 대사관에 다들 도착하게 되고, 비행기를 타고 케냐에 가게 됩니다. 공항에 도착하자 남한의 안기부와 북한의 보위부가 양쪽에서 서로를 마주 본 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한신성은 림용수대사일행을 자신이 데리고 나가면 그들의 안위가 어찌 될지 알았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이 먼저 나가고 북한 사람들은 외국인과 함께 나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나가 안기부 사람들과 인사하며 시선을 빼앗습니다. 결국 북한 사람들이 무사히 보위부에 인도되고 둘 사이의 의미 있는 눈인사가 이어지며 각자의 길을 다시 가게 됩니다.
한번쯤은 있었으면 싶은 서로간의 합동작전
영화 모가디슈는 실제로 모가디슈에서 있었던 일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현실에서는 각자 알아서 탈출했다고 하고, 서로 간의 합동작전은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휴전 상황에서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에서 각자 파견된 외교관이 제3의 지대에서 서로 의지하며 무언가를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정이 들긴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공공의 적이 생기게 되면 우린 같은 민족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비극적인 분단 상황 속에서 영화로라도 한 번쯤은 행복한 상상을 해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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