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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 결국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가 법이다

by 섭이네별마당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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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 사건의 발생

 

 2005년 가을 연곡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한명 한명 살해당하지만, 범인의 신출귀몰함에 경찰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못합니다.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뒤, 범인을 추적하는데 성공한 최형구 형사는 범인에게 치명상을 입힙니다. 하지만 범인은 계속 도주하게 되고, 한 여자를 인질로 잡고 최형구를 조롱합니다. 결국 인질에게 치명상을 가하고 도주하는 범인을 놓치고 맙니다.

 

살인의 공소시효는 15년

 

 시간이 흘러 연쇄살인사건은 대중에게서 잊혀지게 됩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상처를 잊지 못합니다. 살인의 공소시효는 15년이기 때문에 범인을 잡지 못하고 15년이 지나면 더이상 범인을 처벌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10번째 살인으로 부터 15년이 지난날, 연쇄살인범에게 어머니를 잃은 정현식은 현실을 괴로워하며 자살하게 됩니다.

 

범죄로 스타가 된 연쇄살인마

 

 공소시효가 만료된지 2년이 지나자 갑자기 연곡 연쇄살인범이라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이두석이라는 이 사람은 '나는 살인범이다' 라는 책을 출간하여 대중앞에 서며 자신의 살인이력을 과시합니다. 사회적으로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중들의 관심이 폭발합니다. 거기에 이두석은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받으며 단숨에 스타가 됩니다.

 이두석의 등장에 유족들은 매우 분노합니다. 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면 본인들이 처벌하자고 마음먹고 이두석을 납치하여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그의 뒤를 쫒던 최형구 형사는 이상하게도 그를 지켜줍니다. 결국 최형구의 도움을 받아 이두석은 살아남습니다.

 

또다른 범인의 등장과 밝혀진 진실

 

 이두석의 유명세가 이어지자, 이두석은 가짜이고 자신이 진짜 범인이라는 J 가 등장합니다. 그는 이두석이 가짜이며 책의 내용들 보다 많은 내용을 본인이 알고 있음을 어필합니다. 결국 진실을 가지기 위한 3자 대면이 생방송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논쟁이 이어질수록 J 가 알고있는 내용이 더 많다는것이 방송에서 드러납니다. 그러자 이두석은 갑자기 자신은 진짜 범인이 아니고 책의 저자도 아니라 고백합니다. 사실 책의 저자는 범인을 쫒던 최형구 형사였고, 이두석은 범인에게 어머니를 잃고 자살을 시도했던 정현식 이었습니다. 둘은 범인이 11번의 살인을 저질렀지만 책에 10번의 살인만을 기록하여 공소시효가 지난것처럼 혼란을 주어 진짜 범인이 자신을 드러내도록 시도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최형구 형사는 11번째 살인의 공소시효를 얼마남기지 않고 J를 추격하는데 성공합니다. 법의 심판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한 최형구 형사는 J 를 직접 살해하며 사건은 정리됩니다.

 

법은 결국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임을 상기하며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이후 기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가가 처벌할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검사 기소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법을 담당하는 검사가 범인을 기소하지 않는 것으로 공소시효가 적용되게 됩니다. 물론 이미 2015년에 공소시효는 우리나라에서 폐지되었습니다. 영화는 2012년에 상영되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 발생한 사건들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자 만들어 진 것으로 보입니다.

 법에 공소시효라는 개념이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사회적인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이 제일 큰 근거로 보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찰과 검사가 수사해야 하는 사건들은 늘어가는데 미결된 사건을 계속 수사하기에는 국가의 행정력이 너무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범인들에게 일정 시간만 버티면 된다는 면죄부를 줄 수 있고, 피해자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해줄 길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공소시효는 폐지되는 것이 합당했다고 봅니다.

 이미 폐지된 공소시효를 이렇게 얘기해봤자 큰 의미는 없을것 같습니다. 다만, 법이 사회의 변화를 반영할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과거에는 자료의 보관도 문서로만 가능했고, 사건의 조사를 위해선 직접 방문하거나 대면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것처럼 현재는 모든것을 데이터화 해서 저장하고 있고, 범죄예방을 위한 CCTV 도 도처에 깔려있습니다. 이전보다는 훨씬 적은 행정력을 동원해도 범죄사건의 조사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가장 보수적으로 변할수 밖에 없는것이 법이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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