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집안의 천재 관상가
한양 최고의 기생인 연홍은 사업이 커질수록 관상을 잘 버는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기생을 하며 사람들을 상대해 보니 미신을 믿고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천재 관상가인 김내경을 만나게 되고, 자신이 위장한 모습을 쉽게 밝혀내는 관상 능력을 확인합니다. 한양으로 김내경을 데려오면 때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그를 설득하여 한양으로 오게 만듭니다.
사실 김내경은 양반이었지만 역적 집안의 자식이었기 때문에 과거에 응시할수 없는 몸이었습니다. 그래서 처남 팽헌과 자식 김진형과 근근하게 붓이나 팔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비루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연홍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났던 아들 김진형은 아버지가 양반의 가문임에도 불구하고 관상을 보는 천한 행위를 하는것을 용납할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김내경과 연홍이 한양으로 떠나기전에 자신만의 길을 걷고자 먼 길을 떠납니다. 이렇게 두 부자는 각자 자신의 길을 가게 됩니다.
한양에서 빛을 발하는 관상능력
김내경은 한양에 오자마자 연홍을 찾습니다. 연홍은 성대한 연회를 벌이며 김내경과 팽헌을 환대합니다. 하지만 이는 연홍의 계략이었고, 결국 둘은 노예계약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연홍은 동업을 할 마음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김내경은 돈도 벌지 못하는 관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낭중지추였던 김내경의 관상 실력은 상황을 반전시켜 줍니다. 사건은 당시 왕이었던 문종의 측근인 김종서 대감의 수하인 조상용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관내 살인사건의 해결을 위해 고민하던 조상용은 관상실력을 반신반의하며 김내경을 사건이 발생한 현장으로 데려갑니다. 김내경은 여기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관내 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혀냅니다. 이 과정에서 김내경에게 큰 감명을 받은 조상용은 김종서 대감에게 김내경을 추천합니다. 이후 김종서 대감의 총애를 받은 김내경은 관상능력을 이용해 문종의 아들인 단종의 정적들의 관상을 보아 역모의 가능성을 엿보라는 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엿보며 역모의 가능성을 확인하다던 김내경에게 김종서 대감은 마지막으로 한 사람을 더보라고 명합니다. 바로 가장 큰 사병세력을 가지고 있던 수양대군이었습니다. 수양대군은 세종대왕의 아들로 문종과 같은 왕자의 항렬이었기 때문에 단종이 친한 집안 어른처럼 믿고 따르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종과 김종서 대감은 수양대군의 야욕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그를 가장 두려워 했습니다. 수양의 관상을 본 후 김내경은 그는 역모를 절대 꾀할수 없는 사람이라고 보고합니다. 하지만 이는 수양대군이 이미 관상을 보러온다는 사실을 알고 본인을 다른사람으로 속여 관상을 보게한 결과였습니다.
문종의 서거 후 급변하는 정세
결국 병약했던 문종은 단종이 성인이 될때까지 왕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서거하게 됩니다. 단종은 어릴때부터 믿고 의지했던 수양대군을 자주 곁에두며 조언을 듣습니다. 이를 탐탁히 여기지 않았던 김종서 대감은 단종에게 수양을 멀리해야 한다는 조언을 자주 올리지만 묵살됩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김내경은 한가지 계책을 떠올립니다. 역사적으로 역모를 꾀했던 사람들은 양 눈썹 가운데 3개의 점이 있었다고 기록된 사료를 단종이 자주보는 서재에 두기로 합니다. 그리고 수양의 집에 침입하여 수양을 수면제로 재운뒤, 큰 침을 이용해 역모를 꾀했던 사람들처럼 점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계책은 성공하고 단종은 수양의 관상을 확인한 뒤 그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사건은 그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다른길을 걷게 되었던 아들 김진형에게 문제가 생기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사실 김진형은 역적의 집안임을 숨기고자 이름을 바꾸고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오른 뒤였습니다. 하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김종서 대감의 황토정사에 반하는 상소를 올리게 됩니다. 이에 김종서 대감의 수하들이 김진형을 암습하고 눈을 보지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를 알게된 팽헌은 김종서 대감에게 복수하기 위해 내일 진행될 공격을 수양대군에게 말해주게 됩니다.
수양대군은 이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자신들의 사병을 소집하고 김종서 대감을 공격하러 갑니다. 자존심 강한 김종서 대감을 집밖으로 유인한 다음 철퇴를 내리쳐 김종서를 제거합니다. 이후 일사천리로 궁궐을 장악하고 신하들에게 휘둘려 약해진 왕권을 되돌린다는 명분으로 단종을 귀향보내고 본인이 왕위에 오릅니다.
역천에 성공한 수양과 몰락해버린 관상가
상황이 모두 정리된 후 수양대군은 김내경의 처분에 대해 고민합니다. 처남 팽헌이 밀고해준 덕분에 자신이 왕이 될수 있었지만, 김내경은 김종서 대감의 측근으로 활동하여 자신이 왕이되기를 막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김내경에게 본인이 왕이 될 상인지를 묻습니다. 김내경은 몹시 두려워하며 왕이될 상이 맞다고 말합니다. 수양은 이미 왕이되었는데 왕이될 상이라는게 무슨 뛰어난 관상가 인지를 되묻습니다. 그리고는 상값을 치룬다고 말하며 화살을 쏘아 김내경의 아들 김진형을 맞춰 죽입니다. 김내경은 슬퍼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타인을 평가하다보면 본인을 돌아볼 기회를 망각하게 됨을 기억하며
관상으로 사람의 인생을 맞춘다는 것은 사실 매력적인 이야깁니다. 관상만 보고 누군가의 인생을 예단할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내경은 누구라도 한번 관상을 보면 그의 미래를 알아볼 정도로 뛰어난 관상가로 표현됩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들이 보지 못하는것을 김내경이 보고 맞추니 대단해하며 그의 능력을 높이 사게 됩니다.
하지만 김내경은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여 상황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수양이 역모를 꾀할 상이라는 것이 확실해지자 그를 제거해야한다는 마음만 앞서 수양의 얼굴에 점을 만드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역대 역모로 유명했던 특징을 수양에게 만들어주어 수양이 역모를 성공할 수 있게 해준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상황은 비극적으로 종결됩니다.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아들이 눈이 멀고 화살에 맞아 죽음을 맞이합니다. 왜 김내경은 자신의 아들의 상은 보지 못했을까 싶습니다. 타인은 감정없이 볼수 있지만 자신의 친자는 감정이 개입되어 볼수 없었던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다른 사람들의 관상을 보기전에 거울을 보고 자신의 상을 먼저 확인해 보았다면, 위험을 피할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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