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도 기댈곳이 없어진 고독한 왕 광해
광해는 임진왜란 이후 전란의 피해를 수복하며 무너진 왕정의 권위를 세우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붕당정치로 입김이 강해진 신하들은 왕을 두려워 하기보단 자신이 속한 붕당의 세력이 적어지는걸 더 걱정합니다. 결국 이조판서를 필두한 붕당세력에 의해 암살 시도가 있게되고, 상궁들이 차려온 식단에서 은수저가 검게 변하는것을 목격한 광해는 크게 분노합니다. 본인의 궁에서 독살 당할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 광해는 성격이 점점 괴팍해지고 상궁들을 함부로 대하여 평판도 나빠지게 됩니다.
이런 광해가 도피처로 택한 곳은 궁밖에 위치한 한 여인의 집이었습니다. 정실이었던 중전이 아닌 다른여자를 택해 답답한 궁을 벗어났던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일탈하며 자신이 유일하게 믿을수 있는 도승지 허균, 호위무사 도부장에게 보고를 받고 현 상황을 타개할 방책을 의논합니다.
광해를 대신할 대역 광대 하선
독살당할 위험을 해결할 대책으로 결정된것은 광해의 대역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허균은 저작거리 연회에서 광해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한 하선이라는 광대를 발견하고 궁으로 데려옵니다. 실제로도 너무 비슷한 하선의 생김새에 감탄하며, 광해 앞에서 광해를 흉내내게 시켜봅니다. 광해또한 하선의 연기에 흡족해하며 대역으로 진행할 것을 허락합니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으나 하선은 광해의 대역을 잘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광해는 대역이 있음에 안심하고 궁을 자주 비우기 시작합니다. 말 안 듣는 신하들로 가득한 조정이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신하들이 있는 궁에 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왕의 변고와 충신 도승지의 임기응변
그러던 어느날 출궁하고 돌아온 광해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어의를 통해 왕의 신상을 살핀 허균은 왕이 독에 당한것이 아닌 양귀비에 의해 깊은 수면에 빠진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합니다. 허균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지만, 하선을 궁으로 데려와 광해를 대신해 왕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명합니다. 이전처럼 밤에만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의 일정과 모든 왕의 업무를 대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선은 추후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며 두려워 하지만, 금전적인 보상을 보며 마음을 돌려 왕의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합니다.
백성의 눈으로 왕의 역할을 본 광대
광해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하선은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중전의 오라비 유정호를 역모로 몰아 사형을 종용하는 유생들의 상소를 받기도 하고, 사대의 예에 따라 명나라에 조공과 공녀를 바쳐야 한다는 신하들의 읍소를 맞기도 합니다. 하선은 처음에는 허균의 지시에 따라 적당한 대답들만 하고 맙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왕이어도 할수 있는 일들이 없다는걸 깨닫습니다. 그러자 자신이 볼때 올바르지 못한 일들이 간악한 신하들의 농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본인이 왕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바로잡아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먼저 중전의 오라비를 사형시키라는 유생들을 밟고 지나가며 그 의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사대의 예를 중시하여 명에 지원병을 파견하는 것은 동의하나, 명과 전쟁중인 후금에게도 친서를 보내 본인의 백성들을 지키고자 합니다. 광해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위엄있는 왕의 모습으로 해결해버리는 하선의 모습에 도승지 허균은 충성해야할 왕이 누구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분명 하선은 저작거리에서 공연하던 광대에 불과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허균이 그토록 바라던 위엄있는 왕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계략에 무너진 이조판서와 토사구팽되는 하선
왕의 발언이 강경해지자 이조판서는 왕이 바뀐것이 아닌지 의심합니다. 본인이 알던 왕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조사를 통해 왕이 광대로 바뀌어 졌다는 확신을 얻은 이조판서는 대장군을 설득하여 강화도에 국경 수비를 위해 머물던 군사들을 소환하여 궁궐에 진입하게 됩니다. 명분은 도승지 허균이 왕을 바꾸어 역모를 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병사들이 궁궐까지 진입하여 왕을 끌어내리게 되는데, 마지막 확인을 위해 대장군은 왕에게 임진왜란 당시 광해가 입었던 왼쪽 가슴의 상처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왕은 당당하게 그 상처를 보여주고 이조판서는 당황하게 됩니다. 이조판서의 움직임을 미리 눈치챈 광해가 이미 하선과 자리를 바꾼 뒤였던 것이었습니다.
또한 광해는 자신이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거뜬히 해결한 하선을 고까워합니다. 결국 허균과 도부장에게 하선을 죽이라 명령합니다. 하지만 도부장과 허균은 하선을 죽이지 않고 살려보냅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하선이 왕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백성을 생각하여 선정을 베풀수 있었던 광해
광해군.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조선왕조의 역사에서 광해는 왕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왕이 되었지만 왕이아닌 왕자로만 인정한 것입니다. 광해하면 떠오르는 것을 생각해 보면 광해가 어떤 왕이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명과 후금사이의 중립외교, 대동법 시행 등 백성들을 위한 일을 우선으로 생각한 왕이었습니다. 왜란 당시 광해군의 백성을 보살펴주는 일화때문에 아버지인 선조가 질투하여 광해를 중히 대하지 않았다는 사실들도 더러 알려져 있는걸 보면 광해는 백성을 사랑하는 왕이었던것 같습니다.
영화 광해는 하선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역사속에서 광해가 왜 올바른 판단을 하였는지를 증명해 줍니다. 영화에서 광해는 여색을 밝히고 백성을 아끼지 않는 왕으로 묘사되어 있고, 하선은 그런 왕과는 다른 선정을 베풀줄 아는 왕이 될 수 있었던 광대로 표현됩니다. 하선이 왜 그럴수 있었을지 생각해 보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탐관오리들의 폐단을 느껴본 백성의 입장에서 왕이 되어봤기 때문에 그런 선정을 베풀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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