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눈에 띄는 제목의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었는데요. 표지 디자인도 특이해서 눈길이 가더라구요. 알고 보니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주목받은 도서라고 합니다. 궁금해서 줄거리를 살펴보니 노숙자 독고라는 인물이 편의점 야간 알바를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였습니다. 평소 쉽게 보지 못했던 배경이어서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마침 밀리의 서재에서도 읽을 수 있길래 대여하여 읽었습니다. 며칠 동안 틈틈이 읽다 보니 어느새 완독할 수 있었는데요. 제가 느꼈던 『불편한 편의점』의 매력 포인트 몇 가지를 말씀드려 볼게요. 첫째, 소설이지만 현실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작가는 불편하지만 외면해선 안 되는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의 사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 의식을 유머러스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 둘째, 등장인물 간의 관계 형성 과정이 매우 입체적이고 유기적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지닌 인물들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면서도 뭉클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셋째,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는 점이 있어요.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 동료든 마음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곁에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입니다. 더불어 나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실 겁니다.
도서 내용
서울역 노숙자 독고 씨에게는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알코올성 치매 초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족도 없고 딱히 도움받을 곳도 없는 독고 씨는 그저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건물 다른 층에 불이 나면서 독고 씨에게도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담배꽁초 불씨 하나로 인해 화재경보기가 울리면서 오작동 신고 전화가 빗발치게 된 것입니다. 경보기 점검 차 나온 소방대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독고 씨 집을 방문했다가 집안 상태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쓰레기 더미와 악취 그리고 여기저기 나뒹구는 술병들이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독고 씨는 어쩔 수 없이 대청소를 하게 되고 우연히 들른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시작하게 됩니다. 한편 매일 밤 찾아오는 손님 탓에 골머리를 앓던 편의점 사장님은 고심 끝에 묘안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런 상황들이 맞물려서 스토리의 진행이 시작됩니다. 독고 씨는 그곳에서 일하는 시현이라는 여자와 인연을 맺게 되고, 그녀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점점 변화되어 갑니다. 마침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게 되는데요.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현실이기에 더욱 공감되고 와닿았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이름이 주는 읽고 싶게 만드는 묘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의 사연이라서 그랬을까요? 공감 가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마치 우리 집 앞 편의점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또 하나 좋았던 점은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었다는 점인데요. 갑질 횡포라든지 직장 내 괴롭힘, 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무시할 수 없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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