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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 당신은 어느 형제를 닮았나요

by 섭이네별마당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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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러시아 문학사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1880년대 초 집필을 시작해 무려 4년간 공들여 완성했다고 했다고 하니 그 노력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출간되자마자 독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는데요. 작품 속 등장인물 가운데 하나인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라는 인물이 친부 살해 혐의로 재판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논란이 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작가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 직접 출두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평가는 냉담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평론가들은 작가에게 정신이상 증세가 있다며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이렇듯 당시 악평 세례를 받은 데에는 책의 내용이 방대한 것도 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1권 500페이지, 2권 700페이지, 3권 800페이지 등 총 18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은 지금 읽기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주인공 이름조차 외우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가계도와 난해한 문체까지 더해져 쉽게 읽히지 않기도 하죠. 큰마음을 다잡고 번역본을 읽어 보았는데 도스토옙스키의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 어떻게 표현되었기에 천재라고 불리었으며 고전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 같이 알아봅시다.

도서 내용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제목 그대로 아버지 표도르 카라마조프와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반목 그리고 화해를 그린 작품입니다. 소설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부제는 각각 아버지 살해, 재판, 부활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1장에서는 드미트리 스메르쟈코프가 친부 살해 혐의로 체포되고 재판 과정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집니다. 이어 2장에서는 수도원 생활을 하던 알료샤가 집으로 돌아와 조시마 장로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성장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죽음을 앞둔 미챠가 그루셴카와 재회하지만 끝내 그녀 곁을 떠남으로 정리 됩니다. 이렇게 줄거리만 놓고 보면 단순한 권선징악형 드라마 같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탐욕과 이기심, 질투와 분노, 증오와 복수심 등 온갖 추악한 감정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 줍니다. 이는 1880년대 러시아 사회상을 배경으로 탐욕스러운 아버지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와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비극사이에서 인물의 묘사로 이루어집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선과 악이라는 두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들은 등장인물 가운데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가령 첫째 아들 드미트리는 순수함과 정직함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둘째 아들 이반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만 냉소적이고 염세주의적인 면모를 지닙니다. 셋째 아들 알렉세이는 종교적 신념 앞에서는 한없이 강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나약한 존재로 보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작가는 삶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과연 셋 중에 자신과 조금 더 닮은 인물은 누구인지. 고민해 보면서 등장인물들의 판단과 생각을 탐색해 보라는 의도 같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종교관인 것 같습니다. 작가는 당시 시대적으로 지배적이었던 무신론을 부정하고, 기독교적인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내용을 작품 속에 담았습니다. 이것이 출간 후 당시 러시아 비평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현대에서 바라봤을 때 힘든 상황에서 신을 찾게 되는 인간의 나약한 본성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도스토옙스키는 결국 시대를 배경을 넘어서는 종교관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1880년대 후반 집필되어 19세기 말 제정 러시아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분량이 워낙 방대한데다 등장인물 이름까지 비슷해 읽기가 쉽지 않지요. 게다가 종교관 등 사상적 배경이 달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스메르쟈코프가 아버지 살해 혐의로 재판받게 되었을 때, 검사 측은 그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고 확신하지만 변호사는 무죄를 주장합니다. 결국 배심원들은 유죄 판결을 내리고 사형을 선고합니다. 이때 형 미챠가 동생에게 말합니다. "네가 지금 당장 죽는다면 너는 자유로워질 거야. 네 마음속에서는 모든 것이 허용되니까. 그리고 만약 내일 죽는다 해도 넌 여전히 자유로울 거야. 왜냐하면 오늘이라는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테니까." 결국 죽음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는 말을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결국 모두가 도달하게 될 평등한 죽음이라는 종장을 앞에 두었을 때 우리는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가장 진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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